환율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
환율은 우리돈과 외국돈의 교환비율로서 외국돈과 비교한 우리돈의 값어치를 나타낸다.
이와 같은 환율은 기본적으로 외환시장에서 외환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된다.
그런데 외환시장에서 외환에 대한 수요와 공급은 수출과 수입의 차이인 무역수지와 국가간의 금리차이에 따른
금융자산의 이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특별히 우리나라의 경우 주식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이 외국인에게 많이
개방되어 있어서 투자수익을 노린 외화자금의 유출입이 많아 환율이 변동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환율이 하락(원화절상)하면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어나 경상수지가 나빠지고 우리나라와 같이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는 경제성장율도 낮아지게 되나 한편으로는 수입물가가 떨어져 국내물가가 하락하고
기업의 외채상환능력이 줄어드는 등 밝은 면도 있다. 반면 환율이 상승(원화절하)하면 수출이 늘어나고 수입이 줄어드는
요인으로 작용하여 경상수지가 개선되지만 수입물가가 올라 국내물가 또한 상승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환율은 주가, 금리와도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보자. 국내금리가 하락하면 주가가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가가 상승하면 투자수익을 노린 외화자금이 유입되어 외환시장에서 외환의 공급이 늘어나 환율이
하락(원화절상)하게 된다. 그러나 국내금리의 하락은 국내외 금리차를 노린 외화자금의 유입을 감소시켜 환율상승(원화절하)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환율, 주가, 금리의 관계는 일률적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그때그때의 경제사정에 따라
달라진다.
우리나라의 환율제도는 환율결정에 정부가 개입하던 복수통화바스켓제도가 1990년 3월부터는 일중변동폭에 제한을 두기는
하였지만 환율이 외환시장의 수요와 공급변화에 따라 결정되는 시장평균환율제도로 바뀌었으며 1997년 12월 16일 이후에는
환율의 일중변동폭 제한도 완전히 폐지된 자유변동환율제도로 이행되었다.
자유변동환율제도는 환율의 자유로운 변동을 허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지만 환율이 급격히 변동하면 기업이나 금융
기관, 개인 등이 이에 적응하는 데 매우 어려워 경제에 많은 부작용이 초래된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정도의 차이
는 있지만 환율이 급격히 변동할 경우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그러나 환율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데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보자. 최근의 우리나라
원화의 환율하락(평가절상)은 우리경제가 미국경제에 비해 우수하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미국주식시장
의 불안으로 국제투자자금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고, 환율의 변동에 따른 환차익을 예상한 가수요가 가세하여
환율의 급격한 하락을 가져온 면도 있다. 따라서 우리경제 사정을 제대로 반영하는 환율수준(적정환율수준)이 어느 정도
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의 환율이 실제 경제 사정을 반영하는 환율보다 높다면 환율의 하락을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
그러나 이때도 환율의 하락 속도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반대로 환율이 실제 경제 사정을 반영하는 환율보다 낮다면
외환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하여 환율을 안정화시킬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 경우 매우 주의해야 할 것은 외환시장에
개입하여 환율을 안정화시킬 만큼 충분한 외환보유고를 보유하고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만일 외환보유고가 충분하지
못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환율을 유지하려고 하면 외환보유고가 바닥이 나 외환위기를 겪게된다.
그러나 다행히 우리나라는 지금 환율을 적정수준에서 유지하기에 충분한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김승환박사>
환율이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
